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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학원 심야교습금지 관련 이것만은 안됩니다

[사교육과의 전쟁], [학원 심야교습금지 법안] 제목만으로 봐서는 그럴 듯 하고 학부모와 학생들을 현혹시키기에 충분합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행 안들을 살펴보니 그야말로 잘못된 방향으로 질주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부터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였고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들도 ‘미래는 교육’이다(존 나이스 비트) 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또한 ‘미래는 결국 인재 경쟁력’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이를 위해서 방과후 학교를 활성화하여 공교육을 바로 잡고 학원 심야교습 금지로 지출을 줄여 중산층을 키워야 한다고 말하며 바우처(무료수강권)로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등 세부적인 사항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다 좋습니다. 여기까지는 다 좋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사항들이 있습니다. 우선 딱 3가지만 말하고자 합니다.
 
첫째, 방과후 학교의 위탁운영에 관해서 입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 학교의 활성화를 위해서 영리기관과 학원에 위탁하여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입니다. 한마디로 말해 ‘학교를 학원화’하자는 말입니다. 공교육 활성화가 아니라 사교육에 그 자리를 내주자는 것이죠. 이것은 학교를 죽이자는 말 밖에는 안 됩니다. 그리고 사교육이 학교교육보다 올바른 교육을 하고 있다고 인정하는 셈입니다. 이렇게 됐을 때 학생들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 생각해 봤는지 묻고 싶습니다. 분명 핵심만 꼭 집어 쉽게 가르치는 족집게 학원 강사들이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들처럼 학생들에게 우상이 될 것입니다. 반면 방과후 학교를 마친 다음 날, 수업시간의 학교선생님들을 학생들은 어떻게 대할까요? 안 그래도 선생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다고 하는 요즘, 학교선생님이라는 존재는 무시당할 수밖에 없는 대상이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핵심만 꼭 집어 가르치는 족집게 교육이 올바른 교육일까요? 수준 높은 교육일까요? 그 해답은 다음 편에 말씀드리겠습니다.
 
둘째, 사교육 음성화 우려에 대한 지적입니다. 강제로 학원을 규제할 경우 사교육이 음성화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위원장님의 반응이 재미있습니다. 그동안 사교육만 억제하고 공교육을 제대로 키우지 않았다며 남 탓만을 하고 있습니다. 또 우려는 있지만 과감히 하겠답니다. 고액? 개인과외의 활개가 불보 듯 뻔합니다. 이렇게 되면 소위 있는 사람들의 자녀들로 인해 없는 사람들은 상대적인 위화감과 열등감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러한 변화들은 더 큰 사회분열을 가져오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는 이명박대통령이 취임 연설 때 하신 ‘교육기회의 평등’이란 말과 정면으로 대치되기도 합니다.

셋째, 교육을 ‘개혁’하겠다. 라는 생각입니다. 사교육과의 전쟁, 처절하게 벌이겠다. 내가 장렬히 전사해도 좋다. 개혁은 부드럽게, 점진적으로, 조심스럽게, 사려 깊게, 점잔빼면서, 겸손한 태도로 하면 진척이 없다. (너무 좋아 수첩에 메모해둔 문구라며 인용) ‘우당탕 과감하게 하겠다.’ 이는 이번에 교육개혁을 말하면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한 말들입니다. 과연 교육이 개혁의 대상일까요? 개혁이라는 말은 제도나 기구 따위를 새롭게 뜯어고친다는 의미입니다.

그 속에는 임기 內 눈에 보이는 실적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 사용하려는 생각이 다분합니다. ‘모 아니면 도’ 무작정 고쳐서 잘되면 좋고 안 되더라도 여태껏 그랬으니까 라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敎育’은 사전적으로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준다’는 의미입니다. 인격은 ‘개혁’하는 것으로 길러질 수 없습니다. 사랑과 정성, 기다림으로 자라게 될 100년생 나무를 기르는 것처럼 소중하게 관리해야하는 ‘관리의 대상’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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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

관리자

등록일
2009-05-13 14:35
조회
7,589